뜬금 없는 방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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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모든 일의 시작은 오디오 인터페이스였다. 지금 쓰고 있는 사파이어는 특히 내장 DSP로 인해 대단히 만족스럽지만, 상위급 모델로 가기 위함조차 아닌, 여분의 인터페이스를 –; 생각해 보게 된 것이다. 그 이유라고 한다면 작년쯤 헤드폰 앰프 부분이 타버린 이후 AS를 받지 못하고 사용하고 있는 것이 불안한데, AS를 독일까지 보내자니 없는 동안 못 쓴다든가 하는 시시한 이유. 그러던 차에 뒤담(Dudahm) 프로젝트를 함께하고 있는 뒤담루아/뒤담후아(Dudahm Roi)께서 염가의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새로 구매하고자 하신다는 말씀에 몇 사이트를 뒤적여 보다가 갑자기…

아, 그러니까 정말 별 특별한 강점은 없지만 너무 예쁜 렉시콘 인터페이스가 44만원인 것이다. 으, 저 우아한 45도. 물론 나는 컴퓨터 내에서 웬만한 건 다 처리하니까 채널 게인 인디케이터 따위 아무 짝에도 쓸모 없지만 그래도 예쁘다. 이왕이면 렉시콘 리버브가 내장 DSP로 들어갔다면 정말 사버릴 것 같다는 위기감…

을 느끼다 보니 어느새 렉시콘 아웃보드를 보고 있는 나. 아니 MX300이란 게 “USB를 이용해서 DAW상에서 플럭인 쓰듯이 사용할 수 있다”고 광고를 하잖아. 그런데 그 원리가 잘 이해가 안 가서 뒤져보다가 매뉴얼까지 읽어 봤더니, 뭐야, 채널 자체의 아웃풋을 S/PDIF나 별도 채널 아웃풋으로 뽑아서 렉시콘에 넣고, 렉시콘의 아웃풋을 오디오카드의 인풋으로 받아서 그걸 받아들이는 별도의 채널을 또 만들어야 한다고? 그럼 플럭인 컨트롤은 뭐야? 라이브러리 관리를 한다고? … 이런 과대과장 광고를 봤나. 그럼 그냥 아웃보드네. 라이브러리 관리만 소프트웨어로 할 뿐이잖아. 물론 50만원도 안 되는 돈에 렉시콘의 “전설적인 16종 리버브”를 쓸 수 있다는 건 감사할 따름이지만…

그렇게 치면 40만원도 안 되는 TC의 M350이랑 다를 게 뭐냐. 얘는 USB가 없는 대신 미디 인/아웃으로 처리한다는 차이만 있지. 오히려 TC는 관리 플럭인을 인서트단에 꼽아서 오토메이션 같은 걸 다루기도 훨씬 편하겠더만. 아, 물론 렉시콘이냐 TC냐의 입맛 차이는 크겠지만…

하고 살펴보다 보니, 아무리 공간계 이펙트가 리소스를 많이 먹는다 해도 요즘 하고 있는 작업에서 램이 간당간당하나마 버텨주고는 있는데 굳이 내가 이걸 비싼 돈 주고 불편한 아웃보드를 사야 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물론 좋은 리버브가 하나쯤 필요한 시점인 건 분명하지만, 여러 종류의 서로 다른 이펙트를 한번에 사용하려면 TC든 렉시콘이든 문제가 많아 보이고, 그렇다고 그걸 일일이 웨이브로 떠서 작업할 것인가 하면 아무래도 능률이…

그렇다면 TC 사이트에 들어간 김에 파워코어를… (…) 근데 파워코어를 사면 우수한 번들 플럭인들이 있다고는 해도, 앞으로 또 고가의 플럭인들을 계속 구매해야 할 것이고. 또 기왕이면 PCI 카드보다는 파이어와이어를 쓰고 싶은데 가격차이가 너무 나네. 그런 생각을 하면 또 다시 리퀴드 믹스에 관심이…

그러다 보면 또 “사실은 맥북 프로를 사야 하는데…” 라든가…

아 이 놈의 더러운 미디질. ‘ㅅ’



“뜬금 없는 방황.”에 대한 2개의 응답

  1. 1

    지름신이오셨군요!!

    • 2 퍼프

      엉헝 그런 거 아니에요. 아닌데, 아니죠, 아니라구요, 아니거든요… (페이드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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