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종종 꾸는 출/입국 꿈.

20910

간밤 꿈의 발단은 아마도 한국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이게 조금 미묘한 것이, 그러니까 파리에 돌아온지 얼마 안 되어서 한국에 다시 잠시 다녀오는 상황인 것 같았다. 들어가기 직전에 휴대폰 요금제를 M6 Bloqué 2H로 바꿨는데 (현실에선 오리가미 스타로 이전을 고려중) 휴대폰이 먹통이 되어서 이게 뭐냐며 소니 에릭손 바보라느니 하고 있었다. 현실에선 소니 에릭손을 써본 것은 잃어버린 예에전 휴대폰 이후로 없지만, 어쨌든 꿈에선 무광 검은색이 고실고실하면서도 소니 에릭손 특유의 허세스러운 디지털 느낌이 물씬 배어나는 디자인의 물건을 쓰고 있었다.

중간은 별로 기억 안 나고. 한국 들어가서 엄마랑 좀 지냈다. 그리고 좀 민망한 얘긴데, 아빠가 계셨다.

며칠이 지나서 다시 돌아올 때가 되었는데, 문득 생각해 보니 휴대폰이 켜지지도 않는 것은 아마도 M6 제한요금제의 2시간을 이러구러 다 썼기 때문인 것 같았다. 요금제를 다 사용했다고 휴대폰이 켜지지도 않는 것이 부조리하다, 억울하다고만 생각했지 비논리적이라곤 생각 못했다.

왠지 친구와 함께 왠지 서울역으로 향하는데, 짐을 다 쌌나 따져 보니 카메라가 없었다. 에.. 하다가 시간이 늦겠으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그냥 출발했다. 버스를 타고 가는데 중간에 정신줄 놓고 있다 보니 혜화동 근처에서 버스를 내려버린 것이었다. 친구는 그냥 계속 타고 가고 있는 것으로 짐작. 빨리 따라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버스를 다시 타려는데 무슨 버스를 타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혜화동에서 서울역이면 멀지도 않으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버스를 탔더니 남산을 올라가고 있었다. 용산으로 빠지는 것 같았다. 용산에서 내려 택시를 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뭔가 카드를 놓고 나온 것 같았다. 교통카드인지 신용카드인지 카드키인지 잘은 모르겠다.

장면이 바뀌면 다시 집. 어쩔 수 없이 그냥 차를 몰고 혼자 다시 출발하는 것 같았다. 이상하게도 이번 목표지는 서울역이 아니라 인천공항. 지금 생각해 보면 “서울역 간 친구는 어쩌고..”라든가, “내가 나가고 난 뒤 차는 어떻게 회수..”라든가 하는 의문이 남지만.;

동네는 도로 공사 중이어서 길이 엄청나게 좁고 차도 막혔다. 공사 중인 체증 도로를 지나는 것은 곧 가벼운 곡예운전을 요한다는 것인데, 이상하게 핸들 꺾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뒷좌석에 실은 트렁크가 유난히 무겁게 차를 짓눌러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크로스로 매는 노트북 가방과 숄더백까지 다 몸에 두른 채 운전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 공사구간만 지나고 나면 적당한 곳에 차를 대고, 안전띠를 푸른 뒤 가방을 내려 놓으리라 결심하고 안간힘을 쓰며 운전을 했다.



“근래 종종 꾸는 출/입국 꿈.”에 대한 2개의 응답

  1. 1 부산의 그녀다

    문체가 거의 “경마장 가는 길”이다.
    꿈속임에도 우째 핸드폰을 그리도 자세히 기억하고 있는고?
    신기하다.
    뭔가 계속 이야기가 이어지는거 같은데,
    2편은 언제 올라오노?

    • 2 퍼프

      2편은 없습니다… 그게 꿈 일기를 계속 쓰다 보니 조금 기억에 도움이 되는 것 같기도 해. 근데 웬 경마장 가는 길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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